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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마당을 내준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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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2-10-26 21:26 조회7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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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마당을 내 준 바보....
지난 수요일이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주민센터에 많은 사람들이 왕래 하였습니다.
잠시 후 우리 교회 앞마당에 차를 나눠주는 부스가 설치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여자분 몇 사람이서 오고 가는 사람들에게 차와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주민센터에서 주민을 위한 무슨 행사가 있는가 보다 하면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오후가 되었습니다.
여느 수요일처럼 우리교회 전도 특공대가 전도를 나가려고 교회 마당에서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그 여자분들이 교회 앞 마당에 서 있는 나를 보면서 이상하게도 눈치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우리 교회마당 끝에 아침에 그 자리에서 차를 나눠주기 위해서 자리를 다시 펴는 것이었습니다.
웃으면서 다가가서 물었습니다.
오늘 무슨 날입니까?
예, 주민센터에서 도촌동 노인분들께 독감 주사를 무료로 맞게 해드리는 날입니다.
아예~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주민센터에서 나와서 차를 대접해 드리는 사람들이라면 건물 안에서 차를 대접해야 하는데
왜 이들이 밖에서 차와 전단지를 나눠 줄까? 그리고 왜? 나의 눈치를 볼까?
그래서 다시 물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에서 나오셨습니까?
그 여자분들이 고개를 떨구더니 말을 못하고 얼버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그분들의 옷의 적힌 글씨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분들은 다름아닌 근처 상가교회 교인들이었습니다.
그때 그 분들과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을 먼 곳에서 보고 있던 그 교회 교역자는 재빨리 조금 떨어진 곳에 또 설치 되었던 부스와 차 상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 보였습니다.
스스로가 잘 못 되었음을 시인 하는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자기교회만의 부흥도 좋지만.
또 상가교회라는 피해 의식도 많겠지만,
이렇게 남의 교회 앞 마당까지 와서 무례하게 행동해도 되는가? 말입니다.
화가 몹시 났습니다.
잠시 시간을 보내고는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목표지향주의가 얼마나 무서운가?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이것은 상대의 마음이니 어쩔 수 없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음으로 오는 생각이 저의 마음을 무겁게 하였습니다.
그 생각은 얼마나 우리가 우리 역할을 못 하였으면 저들이 이렇게까지 했을까?
그렇습니다.
전적으로 다 우리의 잘못이었습니다.
아니 다 이 종의 잘못이었습니다.
다른 교회 앞마당까지 와서 무례한 행동을 하는 것을 탓하기 전에
나는 과연 저들만큼 “열심”이 있었는가?
우리교회는 과연 저들 만큼 “열심”이 있었는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저들이 여기까지 온 것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생각하면 생각 할수록,
너무도 부끄럽고 죄송스러움이 더했습니다.
창피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오 주님시여!
종은 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였나이다.
종이 게으른 탓에 앞마당을 내어 주었나이다.
종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종으로 하여금 제 역할을 감당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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