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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부모님이 올라 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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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10-05 15:22 조회3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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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에 시골에서 부모님이 올라오셨습니다.

아들네를 보고 싶다고 오셨습니다.

오신다는 말씀을 며칠 전부터 하시고는 내내 설레셨던 모습입니다.

함께 왔던 막내동생이 연신 하는 말

아들을 보니 좋으신가 봐!”

아무 말씀 하지 않으시지만, 표정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곳저곳을 모시고 다니는데 피곤하실 텐데 안 주무십니다.

가는 그곳마다 만족감을 보이십니다.

심지어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을 보시면서도 저 구름 좀 봐라! 예쁘구나!” 하십니다.

저 구름은 시골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구름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말씀하시는 이유는 마음이 그만큼 좋으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부모님께 조금이나마 만족을 드릴 기회가 왔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이런 감사가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맘이 너무 아픕니다.

끼니가 돌아오면 고민입니다.

무엇을 드릴까?

몇 년 전만 해도 아무거나 다 잘 드셨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으십니다.

딱딱한 것은 이가 없으셔서 못 드신다고 하십니다.

줄기가 있는 것은 입 안에 오래 있어서 싫다고 하십니다.

다들 맛있다고 해서 드렸더니 국물만 드십니다.

그것도 조금…….

아버지의 이를 보니 앞니마져 닳아져서 작아져 있으십니다.

아들 앞에 안 보이실려고 후닥닥 입에 넣으시고는 오물오물하십니다.

어머니는 틀이니까 괜찮다고 하시는데 잘 못 드십니다.

계단을 오르실 때는 온갖 인상을 쓰십니다.

그러다가 아들한테 들킬까 봐 눈이 마주칠 냥 싶으면 어색한 미소를 입가에 가져다 놓으십니다.

언제 이렇게 되셨을까?

내 엄마 내 아빠는 늙지 않으실 줄 알았습니다.

언제나 계단도 맘대로 오르실 줄 알았습니다.

늘 밥상 앞에서는 자유스러우실 줄 알았습니다.

죄송합니다.

내 아빠! 내 엄마!

정말 죄송합니다.

진작 더 열심히 섬겨드렸어야 했는데 목회 핑계로 이렇게 시간을 훌쩍 보내버렸네요.

그럼에도 기회의 시간을 주신 내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보낸 시간은 아쉽지만, 남은 시간에 채워보렵니다.

아버지 어머니 오래 오래 사셔서 저에게 채울수 있는 시간을 주십시오.

곁에서 최선을 다해서 섬김의 도를 다하는 막내에게 고맙습니다.

주님!

종에게 시간을 남겨 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종에게 남겨 주신 시간 열심히 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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