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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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11-16 09:31 조회36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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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흐린 데다가 비까지 내리는 가을입니다.
여기저기 나뒹기는 낙엽을 보면서 가을의 끝자락임을 느끼게 합니다.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을 꼭꼭 눌러 담아 편지를 쓰고 싶은 그런 날입니다.
교회 옥상에 올라 가보니 거기에도 몇 그루 안 되는 나무들이지만 가을을 알리고 있습니다.
교회 종탑 꼭대기에 유난히도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습니다.
살다간 까치집입니다.
길쭉한 나뭇가지들을 쌓아 놓았는데 보기가 좋지 않습니다.
녀석들은 올해도 가장 높은 곳 그것도 사람들이 올라가기 힘든 꼭대기에 집을 짓고는 살다가 갔습니다.
너무 높아서 보기 싫어도 올해도 그냥 놔두어야겠습니다.
또 하나의 집이 보입니다.
그동안 안 보였는데 잎사귀가 떨어지고 나니 가지 사이에 둥근 새집이 보입니다.
그것도 밑동이 아니라 가지 끝부분에 지어 놓았습니다.
바람이 불 때면 어김없이 흔들렸을 텐데 녀석은 왜 여기에 집을 지었을까?
까치처럼 튼튼한 종탑을 위에 짓지 않고 말입니다.
우연히 새에 관해서 써 놓은 책을 읽었습니다.
새들의 특징이라고 합니다.
까치는 곧은 가지로 집을 짓다 보니 높고 곧은 나무 위에 집을 지었는데 어느 날 인가부터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곧은 전봇대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까치는 그렇다고 해도 작은 새들은 왜 나뭇가지에 집을 지을까?
특이한 것은 새가 집을 지을 때는 바람이 부는 날에 짓는다고 합니다.
이유는 바람이 없는 날 지어 놓았다가 바람이라도 휘~ 불어 나뭇가지를 흔들어 놓으면 쉬게 부서지기 때문에 나뭇가지가 흔들릴 때 지으면 짓기는 힘들어도 이보다 튼튼한 집이 없다고 합니다.
참 지혜롭습니다.
성경 시대를 보아도 애굽이라는 바람이 이스라엘을 튼튼하게 했습니다.
다윗도 사울이라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야곱, 베드로, 요셉 등등
위대한 성경의 인물을 보면 누구 하나 바람이 없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종종 바람을 싫어합니다.
그냥 평온한 날만을 기대하고 그날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날에 집을 지으려고 합니다.
그러다가 바람이 조금 부는 양 싶으면 금세 고개를 숙이고는 입을 다뭅니다.
주님이시여!
바람을 싫어하지 않게 하소서.
바람은 나를 강하게 도구요, 훈련의 장이라는 것을 기억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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