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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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0-03 13:19 조회24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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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와 지금?
큰 아들 녀석이 군대제대를 했습니다.
제대 인사를 드릴 겸 아들을 데리고 지난 월~화요일에 시골에 다녀왔습니다.
참 오랜 만에 3대가 모였습니다.
요즘 들어서 말수가 적어지신 아버지!
제대한 손자를 보시더니 당신의 군대 생활이 생각 나셨는지 이런 저런 말씀을 하십니다.
세월의 차가 아무리 심해도 나름의 공감대가 이어지는 것을 봅니다.
오랜 만에 찾은 시골집입니다.
거동이 어려우셔서 손을 못 댄 부분이 세월의 흔적 속에 여기 저기 드러나 있습니다.
시간이 별로 없어서 우선 급한 것부터 하기로 했습니다.
아들과 함께 저녁 늦게까지 했는데도 다 못해서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습니다.
그중에 텃밭으로 가는 계단이 비탈길로 되어 있어서 허리가 굽으신 어머님이 다니시기에 여간 위험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들과 함께 삽을 들고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해 보는 계단 만들기 작업이었습니다.
이리저리 해 보면서 한단 두 단 계단을 만들어 갔습니다.
아들 녀석 군대에서 열심히 한 흔적이 보입니다.
제법 대견스럽게 잘 합니다.
장하다는 생각과 주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아들 녀석이 삽질을 하는 것을 보니 문득 30년 전 생각이 납니다.
30년 전 군대를 제대한 그때도 가을이었습니다.
나름 군기든 몸으로 집을 수리해야겠다고 달려 들었습니다.
삽을 들고 혼자서 마당 한 쪽부터 파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아무도 없이 혼자였습니다.
혼자서 하니까 한 달여 시간을 보내야만했습니다.
힘들었지만 나름 만족했습니다.
그때와 지금!
세월은 흘러갔지만 같은 장소, 같은 곳 서 있습니다.
그것도 삽을 들고 말입니다.
그러나 같은 것 같은데 많이 달라져 있습니다.
삽을 들었던 청년은 이제 한 두 삽을 뜨고는 허리를 펴야하는 중년 되었습니다.
그때는 혼자이었는데 지금은 아들이 같이 하고 있습니다.
그때처럼 군기가 아직 빠지지 않는 아들과 말입니다.
그때는 혼자라서 힘이 들었는데, 지금은 같이 라서 즐겁습니다.
그때는 “나”라서 그것으로만 만족했어야 했는데
지금은 아들과 함께 라서 아들에게 기대를 걸어봅니다.
행복합니다.
건강한 아들과 함께 내 아버지 앞에서 일을 할 수 있어서 말입니다.
비록 내 아버지는 기력이 없으셔서 함께 하시지는 못하셨지만
내 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주님 행복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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