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에 둘러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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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5-20 09:14 조회13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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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에 둘러 앉아....
부러움일까?
상처일까?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있고..... 한 상에 둘어 앉아....”
이 찬양을 할때마다 마음 한켠에 무거움이 자리한다.
자라면서 명절 때 큰집에 가서 먹은 것 외에는 온 식구가 한상에 둘러 앉아 밥을 먹은 기억이 거의 없다.
한상에 둘러 앉아 밥을 먹는 가정이 부러웠다.
그래서 자라면서 남의 집에서 밥을 안 먹었다.
한상에 둘러 앉아 밥을 먹는 그 집의 분위기를 깨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였다.
그래서 그 집에서 놀다가도 끼니때가 되면 그 집에서 나오곤 했다.
막상 나오고 나면 갈데가 없었다.
주변을 맴 돌다가 그 집에 밥상이 치워질 때 쯤되면 집에서 바쁘게 온 듯 행세를 하며 다시 놀곤 했다.
밥을 먹으면서 상을 두드리는 수저, 젓가락 소리.
국물을 훌훌 마시는 맛난 소리.
부러웠다.
나중에, 아주 나중에 물어 봤다.
“왜 우리집은 한상에 둘러 앉지 못했나요?”
대답은 간단했다.
“그렇게 살지 않았다면 지금의 우리는 없었을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서 그랬다고 하신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떠한가?
지금은 먹고 살 만하다.
아주 잘 먹으며 산다.
시간도 많다.
그런데 지금도 한 상에 둘러앉아 먹는 것은 못하고 있다.
지난 주에 시골에 다녀왔다.
지난 어버이날에 찾아 뵙지 못해서 시간을 내서 하루 밤을 부모님과 자고 왔다.
몇 끼의 식사를 했는데 역시나 부모님과는 한상에 둘어 앉지를 못했다.
아버지께서 누워 계셔서 식사를 못 하신다.
어머니와 밥을 먹고는 침대에 누워 계시는 아버지를 보았다.
누워있는 것 조차 버거운 듯 힘겨운 모습으로 눈을 감은 채 거친 숨을 내쉬고 계신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한상에 앉는 것도 때가 있음을 느껴본다.
느낌을 작정으로 바꿔야겠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못 살 것 같더라도....
때를 놓치지 말자.
식구는 함께 밥을 먹는 사람이 식구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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