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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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1-22 16:23 조회2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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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것도 있어요!
지난 화요일에 강원도로 교역자 단합회를 다녀왔다.
출발하면서 고깃배를 가지고 있는 사장님께 전화했다.
“오늘 잡은 고기로 5만원어치만 회를 준비해 주세요.”
도착해 보니 아침에 직접 나가서 잡은 고기로 5만 원어치 회와 매운탕 거리를 준비해 놓으셨다.
우리는 그것을 가지고 상차림을 해 주는 가게로 갔다.
가게에 들어서는데 왠지 분위기가 싸하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인가?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싶었지만, 그 기분은 계속되었다.
주문한 상차림에 나온 반찬은 간단했다.
간단하다 못해 그냥 말 그대로 상차림이었다.
상추 열 장 정도와 마늘 몇 개, 잘라놓은 고추 그리고 된장이 전부였다.
그리고 하는 말이 “상추는 리필이 안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여직원의 퉁명스러운 행동은 싸하다 못해 몸을 움츠리게 만든다.
그래도 단합대회 기분을 망칠까 봐서 상해가는 마음을 누르며 다소 상냥하게 말을 건넸다.
“사장님 저희가 가져온 재료로 매운탕을 끓여 주실 수 있나요?”
바로 받아 치듯 돌아오는 소리다.
“우리 것도 있어요!”
우리는 매운탕만 먹으려고 끓여 달라는 것이 아니었다.
단합대회의 기분과 함께 강원도의 향내를 먹고 싶어서 우리 것으로 끓여 달라고 한 것이다.
매운탕이 나왔다.
무슨 맛으로 먹었는지 모르겠다.
가게 문을 나오는데 생각 없이 똑 튀어나오는 말
“다시는….”
그러면서 지난 주일 오후 모 교회에 헌신 예배 설교차 갔던 기억이 나면서 나를 더 진 누른다.
그 교회 담임 목사님은 40대 초반이고 성실하다.
교회는 40년이 넘은 역사가 있는 교회다.
그리고 성도 수는 1,000명이 넘는 큰 교회다.
교회 현관에 들어서려는데 많은 사람이 삼삼오오 서서 본당에 들어가려고 서성이고 있다.
좋은 교회라고 소문이 난 터라서 기대감을 가지고 들어섰다.
그런데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드는 생각이다.
“와~ 이것은 아니다.”
누구 하나 인사하는 사람이 없다.
자기들끼리 대화는 신이 나서 하는데 처음 온 목사에게는 관심이 없다.
목사에게 관심이 없을 정도라면 새로운 식구에게는 오죽하겠는가?
본당에 올라가기 전에 화장실에 갔다.
두 사람이 서로 비켜야 지나갈 수 있는 좁은 복도 끝에 화장실이 있다.
복도를 지나면서 몇 사람을 만났는데 한결같이 그들의 고개는 안 내려간다.
‘난 설교만 하러 온 것이 아닌데.......’
정신이 번 듯 났다.
이 모습이 바로 우리 교회의 모습은 아닐까?
자기들끼리는 신나서 대화의 데시벨을 높이지만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귀는 물론 고개가 안 내려가는 그런 교회 말이다.
식당 점원의 말이 떠나질 않는다.
우리 것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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