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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아들 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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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2-17 15:53 조회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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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아들 노릇

 

지난주에 구정 명절을 보냈다.

이번 구정 명절은 주일 전날이라서 시골에 가지 않고 교회 목양실에서 맞았다.

목회자로서 살다 보면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와 버렸다.

좀 빨리 온 느낌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이 이렇게 빨리 왔다가 빨리 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하다.

명절 아침에 홀로 계신 어머니께 전화로만 인사를 드렸다.

바쁘니까, 사정이 그러니까 어쩔 수 없지 않냐.”라고 하시지만 내심 서운한 목소리다.

홀로 계실 어머니를 생각하니 죄송해서 어디에다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아들 노릇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오늘 명절 아침은 썰렁하다 못해 냉기까지 느낀다.

허전한 명절 아침을 보내고 있노라니 잊고 있었던 것이 생각난다.

나에게도 아들이 있지 않은가?

전화를 했다.

아직 서울이란다.

서울에서 할 일이 좀 있어서 마무리하고 저녁에나 온다고 한다.

전화를 끊으면서 나도 모르게 드는 생각이다.

아무리 바쁘다고 해도 아침은 같이 먹어도 되지 않나?”

괜찮다고 하신 우리 어머니의 마음이 이런 마음이었을까?

아들인 것과 아들 노릇을 하는 것!

이 둘은 분명 다르다.

아들인 것!

나는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태어나 보니 내 어머니의 아들이 되어있었다.

그냥 어머니의 아들이었기에 어머님께 투정도 부렸고, 내 맘대로 고집도 부렸다.

가슴이 답답할 정도로 맘에 들지 않았을 일이 많았을 터인데 어머니는 아들이라서 모든 것을 받아 주셨다.

내 어머니는 아들인 나에게 처음부터 지금까지 양보하고 포기하는 것을 삶으로 살아오고 계신다.

아들은 그 사실을 다 아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아들놈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그러니까 모르면서 아는 '' 하고 있는 것이다.

아들은 오늘도 오직 자기만을 위한 삶을 살고 있다.

아주 당연한 듯 말이다.

아들 노릇은 저만치 두고서 말이다.

아들이 되기는 쉬웠다.

그런데 아들 노릇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포기와 노력이 아니면 절대로 아들 노릇은 못 한다.

마음으로만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아들 노릇이다.

입으로만 하려고 하면 절대로 하면 안 되는 일이 아들 노릇이다.

내게 왔다가 도망가 버린 시간이란 놈은 내 어머니한테도 그럴 것인데.

얼마 남지 않은 내 어머니의 시간에 아들 노릇 제대로 해야 하는데

이 아들놈은 오늘도 맘만 앞서고 입으로만 하려고 한다.

입이 아니고 마음만이 아닌

입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망울이 터뜨려진 진실한 행동으로 아들 노릇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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